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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영화

뱀파이어에 대한 색다른 시선, 영화 렛 미 인(Let Me In)

by zoo10 2011. 3. 10.

영화를 보고나서 정보를 봤더니 리메이크작이였다던 이 영화. 스웨덴 소설이 원작이고 스웨덴 영화로 먼저 만들어져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도 소개가 되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다시 만들어진 이 영화를 아이폰의 작은 화면으로 그것도 이틀에 걸쳐서 본 주제에 글을 남기는 건 좀 부끄럽다.

개인적으로는 헐리우드식의 공포물을 즐겨보지는 않는다. 피가 철철 흘러넘치는 류의 영화는 왠지 깨림직하기도 하고 본 후의 입맛도 그리 상쾌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 대한 글을 남기는 것은 서양의 대표적인 공포 대상인 뱀파이어를 다루면서 다분히 동양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양들의 침묵의 절정 장면이었던 지하실 장면과 일본 원판 링을 한밤중에 불 다끄고 비디오로 보고 나서 흘렸던 등 뒤의 식은땀 한줄기. 그 서늘함을 느낄 수 있어야 된다는 나름대로의 공포물에 대한 개똥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는 나는 12살 천사같은 소녀의 피 빠는 장면을 보며 오랜만에 글을 남기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되었다.

영화 전반에 대한 상세한 리뷰를 다음 영화 섹션의 한 리뷰어에 의해 알고 나서는 원작 소설과 원작 영화에도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없이 순수해 보이는 소녀(실제 배우 이미지는 서양의 천사 이미지와 흡사한 것 같다.) 뱀파이어와 그녀와 사랑에 빠진 세월에 따라 늙을 수 밖에 없는 인간들의 사랑에 대한 이 영화는 애처롭게 보이지만 사실 아주 무섭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리뷰어가 표현한대로 사랑에 대한 특별한 감정들이 녹아 있지만 그 사랑을 이용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잔혹함도 보인다. 굳이 남을 죽여야 살수 있는 뱀파이어가 아닌 인간이었다고 해도 이 공식은 언제나 적용되기 때문에 더 슬픈지도 모르겠다.

최근 한국 공포물중에 장화홍련을 인상깊게 본 나는 원작 감독도 마찬가지로 장화홍련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 반갑기도 하면서 원작 영화의 동양적인 느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원작보다 못한 리메이크라는 얘기는 언제나 그리고 항상 정답이지만 리메이크를 먼저 본 사람은 원작 영화를 보기전에는 그 영화가 원작이기도 하다.

절제된 음악 사용과 나불거리지 않는 대사로 구성된 이 영화가 나름 맘에 든다. 혹 애들 나오는 뱀파이어물이라 치부하시어 보기를 꺼리시는 분이 있다면 괜찮은 영화이니 한번 도전해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원작 보다 과장된 공포라는 평이 있다고 해도 말이다.

이런 쓰레기 적인 리뷰보다 더 깊은 리뷰를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 리뷰를 보시라 권해 드린다.
다음 영화 sirsine 님의 리뷰보기

아참 아역 배우들의 연기도 참 좋았다는 말을 빼먹었다. 애비 역의 '크로 모레츠'와 오웬 역의 '코디 스미스 맥피'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