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허니컴을 탑재한 태블릿들의 약진이 돋보였던 올초의 모습을 기억하면 아이패드2의 출시 후의 모습은 좀 초라해 보인다. 듀얼코더 CPU를 앞세운 발전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구글의 태블릿용 안드로이드 OS인 허니컴을 탑재한 기기들을 선보이며 곧 애플의 아이패드의 아성을 무너뜨릴 기세였다. 하지만 허니컴을 탑재하기 위한 발전된 하드웨어 스펙이 안드로이드 진영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정확히 1년전 애플의 아이패드가 처음 소개되었을 때의 IT 분야에서의 반응이 회의적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소비자의 선택에서 실패한 분야인 태블릿 영역의 기기를 새로 만들어서 출시한다니 애플답지 못하다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커진 아이폰이라는 비아냥과 함께 판매량에 비관적인 분석들이 대세였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태블릿PC의 대기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려 놓았다.
아이패드의 성공에 힘입어 태블릿의 상품성을 입증받게 되었고 시기에 맞게 구글에서는 허니컴이라는 태블릿용 OS를 발표한다. 스마트 기기의 선두 업체들은 허니컴을 탑재한 성능 좋은 기기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그 최초는 모토로라의 줌(XOOM)이다. 2011년 1월 CES 에서 가장 주목받은 제품으로 성공은 기정사실화처럼 보도되었고 그에 발맞춰 높은 하드웨어 사양으로 준비했던 모토로라에서는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곧이어 허니컴을 탑재한 태블릿들이 속속 등장하게 된다. 삼성의 갤럭시탭 10.1, LG의 옵티머스패드 등 안드로이드 진영을 대표하는 제조사들의 신규 제품들이 기세 좋게 등장했다.
허니컴이 탑재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하드웨어가 보장되어야 했다. 허니컴의 구동 시연을 보고 있자면 3D 효과 같은 화려함과 터치 방식의 유려함 그리고 화면 구석구석을 활용한 새로운 UI 환경 등 유연하게 사용하려면 어느 정도의 하드웨어 사양이 요구될 것 같아 보였다. 사실 CPU는 듀얼코어이고 해상도는 1280X800이상이 확보되야 하는 OS가 탑재되려면 기기의 하드웨어 사양은 올라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구글 관계자가 허니컴 구동에 하드웨어 사양에 제약이 없다고 얘기했지만 허니컴이 돌아가는 모양을 보면 딱히 그래 보이지도 않는다.
그 동안의 업계의 관행은 성장한 하드웨어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시 되고 있는 분위기였다. 허니컴 탑재 태블릿도 아이패드보다 비싸게 받아야 한다는 암묵적인 합의 같은 것이 있었는데, 아마 아이패드2의 가격이 아이패드1의 가격보다 비쌀 것이라는 예상도 한 몫 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아이패드2가 가격 동결을 선언하고 나자 허니컴을 탑재했던 태블릿 진영이 술렁거렸다.
허니컴을 탑재하자니 비교적 높은 사양의 하드웨어가 구비되어 가격이 비싸지고, 그렇다고 딱히 대안이 없는 업체들은 아이패드의 가격 공세에 맞춰 가격을 낮추자니 판매량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익률이 떨어질 것은 당연지사일테고. 나름 머리가 아프게 되버렸다. 실제로 모토로라의 줌의 판매량은 언급도 되지 않는 반면 아이패드는 없어서 못팔 지경이니 가격을 동일한 수준으로 가져간다고 해도 딱히 미래가 장미빛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애플에 맞서기 위해 구글을 선택한 업체들이 오히려 안드로이드에 의해 발목이 잡힌 상황이 되어 버렸다. 허니컴이 필요로 하는 하드웨어 사양과 애플의 그 동안의 관행을 깬 가격정책 때문에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훌륭한 기기임에도 소비자의 선택에서 두번째로 밀려날 확률이 커져버렸다.
소비자들은 같은 가격이라면 아이패드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 보이고, 여전히 허니컴은 개선이 필요한 최초의 태블릿용 안드로이드 OS이기 때문이다. 어떤 타개책을 내놓아도 힘든 싸움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아이패드의 점유율을 낮출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과연 이 시점에서 애플 만큼이나 기존 고정관념을 깰수 있는 업체가 탄생할지 그리고 그 주인공은 어디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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