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3월 3일 오전 3시에 애플 이벤트에 죽어가던(?) 스티브 잡스가 키노트를 진행했다. 조금 수척해진 모습인 것은 분명하나 언론에 퍼졌던 루머라면 이미 거의 죽어있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던 잡스. 건재함을 과시하며 아이패드2를 소개했다.
뭐 하드웨어 스펙이야 자연히 올라가니 따로 언급할 것은 없다. 그런데 잡스가 갑자기 삼성의 갤럭시탭에 관련된 "실제 판매량은 200만대가 채 안될 것"이라던 언론보도를 꺼내들었다. 왜 잡스는 이 얘기를 했을까?
이미 국내 언론은 잡스가 오보로 판명된(정말 오보일지) 얘기를 꺼내들어서 "앗~ 실수"라는 귀여운 기사 제목까지 달아주기 시작했는데... 우리 언론은 이럴때 보면 참 가엽기도 하다. 정말 잡스가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완벽주의자로 불리는 잡스가 얘기를 꺼냈다면 뭔가 의도가 있다고 봐야 맞을것 같지만 단순화 시켜서 삼성 갤럭시탭 홍보에 일조했다고 분석(?)해대는 꼴이란..
2010년 10월 스티브잡스는 7인치 태블릿에 "도착 즉시 사망(DOA : Dead On Arrival)"이라고 얘기했었다. 이런 과감한 표현을 쓴 일면에는 내가 이말에 책임질 각오가 되어 있다는 뜻과 함께 분명 그렇게 될꺼다라는 확신까지 있지 않았다면 할 수 없었던 말이다. "7인치 태블릿이 작다는 교훈을 얻고 크기를 키우게 될 것"이라는 말도 덪붙였었다.
사실 저 당시에 잡스가 갤럭시탭을 지칭하고 얘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갤럭시탭이 막 출시되던 시점이였고, 국내 언론들이 좋은 먹이감을 발견한 양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해 주시면서 기사화 했었다. 갤럭시탭을 의식한 스티브 잡스의 발언이라나 뭐라나.
그로부터 딱 5개월이 흐른 지금 잡스는 잊혀져 가던 얘기를 다시 꺼냈다. 그는 왜 굳이 하지 않아도 별반 상관없을 얘기를 그것도 아이패드 신제품 출시 설명회에서 꺼내들었을까? 그가 정녕 그 기사가 오보 논란이나 삼성의 정정기사 요구 같은 내용을 모른 상태에서 실수로 얘기했을까?
잡스가 혹시
5개월 전 내 얘기가 생각나느냐? 내가 도착 즉시 사망이라고 했잖느냐? 제일 많이 팔았다는 갤럭시탭도 고작 200만대다. 그것도 오보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소비자판매(sell out)는 그것 만큼도 안될 수 있다는 기사도 있었다. 전세계에서 1,500만대를 판 아이패드에 비교할 바가 아니지? 7인치 테블릿은 "도착 즉시 사망" 내 얘기가 이제 기억나느냐?
라고 얘기하는 게 아닐까?
이번 아이패드2 발표와 함께 또 한번 안드로이드 진영의 테블릿들이 쑥스러워지고 말았다. 잡스는 연설 중간중간 박수와 환호에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는 얘기를 했다. 잡스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내가 맞았고 그들은 아직 멀었다라고 느껴진다면 지나친 과대망상일까? 아이폰 4보다 두께가 얇아지고 갤럭시탭보다 가벼워지고 인기를 한몸에 받은 자석식 케이스까지. 호들갑스럽지 않지만 거만함이 느껴지는 잡스의 발표회장에서 느껴진 것은 자신감 이외의 또 다른 무언가였다.
국내의 특수한 사정상 애플의 제품에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애플이 현 시점에서 가장 스마트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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