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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뉴스

난 당신에게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by zoo10 2011. 2. 11.

잠시 2010년 아이폰4가 발표되었던 시점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키노트에서 스티브잡스는 아이폰4에 대해 놀랍다는 표현을 쓰면서 극찬을 합니다. 특히 변화된 아이폰의 외형을 얘기하며 테두리를 안테나로 사용했다는 정보를 공개합니다. 유투브를 통해 그 장면을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참신하다 못해 혁명적으로 까지 보였거든요. 전통적인 안테나를 없앤 통화수단이란 발상과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 제품화 했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군요.

그런데 얼마지나지 않아 미국 언론들은 아이폰4가 수신율 불량이라는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바로 안테나 게이트였죠. 역설적이게도 혁신이라고 얘기했던 그 안테나 채용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기사들이었습니다. 여기서는 기술적인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저도 잘 모릅니다;;) 언론에서는 막 나온 뜨끈뜨끈한 제품에 대한 분석으로 시끌시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아이폰4의 안테나 설계는 혁명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삐쭉 튀어나온 그 안테나만 없앨수 있으면 하드웨어적으로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배터리 또는 다른 하드웨어 장비를 더 집어 넣을 수 있게 될거라는 설계자의 확신이 느껴지거든요. 물론 미쳐 고려되지 않았는지, 아니면 크게 문제가 될게 없었다고 생각했는지, 특정한 파지법으로 폰을 잡았을 때의 수신율 저하는 문제이긴 하지만요.

그런데 마침 바다 건너 한국에서는 갤럭시S 라고 불리는 자칭 아이폰 대항마의 출시가 이루어 졌습니다. 전 국민이 기다림에 마지 않던 그 기기. 마치 "안드로이드 진영의 최후의 보루"인양 한국 언론들은 이 기기에 대해 찬양 일색의 기사들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출시된지 1년이 지난 아이폰3GS와 하드웨어 스펙을 일일히 비교해 가면서 이 기기의 우월함을 알리는 것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미국과 한국 언론 사이의 차이점이 좀 느껴졌습니다. 분석해서 문제점을 드러내는 기사를 작성하는 언론과 경쟁회사(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의 특정기기와 직접 비교하며 장점만을 나열하는 언론. 이런 보도행태가 옳은지는 개인의 호불호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시각은 그리 좋은 모습처럼 보이지 않더군요.

이미 아이폰3GS가 출시되어 이전의 통신사와 제조사의 짝짝꿍 모드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있었고, 모바일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던 시점이였습니다. 적지 않은 소비자가 기존의 모바일 서비스 환경이 부당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고, 그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언론에게도 반감을 품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그런 찰나에 아이폰4에 대한 미국 언론의 기사를 본 우리나라 언론들은 아이폰4에 대한 다분히 악의적인 기사들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아이폰4가 출시될 시점의 IT 기사들을 보면 참담할 정도입니다. 솔직히 정도가 지나치다라고 느낄 정도였죠. 안테나 게이트가 말썽을 부릴 때, 스티브잡스가 한 말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 해석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했습니다. 스티브잡스는 안테나 설계 결함으로 인한 수신 불량 보도에 대해 언론을 향해 "애플이 한국의 기업이였으면 좋겠느냐"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의 의미를 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자국 언론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는 말이 아니였을까 합니다. 그 만큼 기업에 대해 감시기능을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한 예입니다.(물론, 이렇게 순수한 의미로만 사용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있습니다.)

이제 현재로 돌아오겠습니다. 최근의 IT 기사들에도 여전이 예전의 모습과 별반 다른 것이 없습니다. 왜 이렇게 밖에 못하는 걸까요? 왜 굳이 기업에게 돈이나 받아서 광고글이나 싫어 준다는 오명을 쓰면서까지 꿋꿋히 같은 일을 반복할 수 밖에 없는지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특정 제품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

우리나라 언론의 수익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입이 기업의 광고 유치라고 짐작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기업에서 대가를 받고 있는 동안은 그 기업 제품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물론 한국 사회구조의 뿌리 깊은 모순에 대해 제가 얼마나 알겠습니까? 그렇지만 언론 광고와 언론 기사는 소비자 입장에서 분명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사를 가장한 광고는 그 질 낮음만이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품의 특정 하드웨어 스펙만을 열거하며 단순 비교를 통해 한쪽 제품의 우월성이 높다고 광고하기 위한 기사는 지양되야 하지 않을까요? 시간적인 흐름은 배려하지 않은 채 1년전 하드웨어와 현재 시점의 하드웨어 사양을 비교하는 것은 그 의미 없음 뿐만 아니라 아주 나쁜 의도가 있다라고 생각됩니다.

 

틀리다 와 다르다의 차이

어떤 제품에 대한 기사는 그 제품의 옳고 그름이 아닌 다른 유사 제품과의 차이점에 대한 것에 주안점을 두어야 합니다. 흔히들 쓰는 "틀리다"와 "다르다"는 분명히 다른 의미입니다. 그런데도 IT 기사에는 "틀리다"의 논조의 기사가 너무도 많습니다. 아니 일부러 그렇게 작성을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분명 아이폰과 갤럭시는 다르지만 언론보도의 모습은 한쪽이 우월하다고 하는것 같습니다. 왜 두 기기 사용자들끼리 관련 기사마다 댓글로 진흙탕 싸움을 해야 합니까? 어느 정도 언론의 책임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제일 객관적이어야 할(현실에서는 힘들겠지만) 언론의 기사가 "다르다"가 아닌 "틀리다"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건전한 문제제기가 필요

언론은 어떤 이유가 되었던 소비자의 편에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잘못된 보도 때문에 언론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생겨 소비자가 등을 돌리게 하면 안되죠.

또한 기업과의 건강한 긴장감 유지가 더 낳은 제품을 만들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언론은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하여 소비자의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폰과 갤럭시 기기의 우월함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 일으킬 기사는 지양해야 되겠죠. 건전한 소비를 위해 소비자가 자신의 유형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사를 제공할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통화 비중보다는 게임, 어플리케이션, 인터넷 등의 활용도가 높아서 아이폰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컨텐츠의 우위는 아직 아이폰 쪽이 좋으니까요. 하지만 영업 비즈니스를 하는 샐러리맨은 배터리가 탈착되는 갤럭시가 더 알맞습니다. 주로 외근을 많이 하고 통화량이 많은 분들에게는 여분의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는 기기가 더 낫기 때문입니다. 이건 배터리 탈착 여부의 장단점, 보조배터리 구매와 같은 것이 좋다 나쁘다를 얘기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언제나 충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배터리에 대한 걱정을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기기를 선택하고, 외부 업무가 많은 비즈니스는 여분의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는 기기를 선택할 수 있으면 됩니다. 물론, 일체형 배터리도 미래에는 문제 되지 않게될 공산이 큽니다. 배터리 성능은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죠.

항상 이슈가 되는 아이폰의 동영상 인코딩 부분도 왜 한가지 포맷만을 유지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언론은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단지 불편하다는 일방적인 견해는 맞지 않습니다. 기기가 많아지면 컨텐츠는 자연히 많아 질테니까요. 인코딩을 하기 귀찮거나 할 수 없는 사람들은 그에 맞는 기기가 필요한 것 뿐입니다. 안되니까 불편은 하지만 그게 잘못된건 아니니까요.

 

자극적이고 편가르기식 보도의 문제점

자극적인 기사들로 구독률이나 클릭율을 높이는 것에 대한 문제는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다들 아실 겁니다. 실제로 이런 기사들에는 "앱등이", "삼빠"등과 같은 은어들로 편가르기 댓글들이 넘쳐나고 있죠. 이 부분은 언론의 보도행태에 어느정도 책임이 있습니다.

적어도 현물을 다루는 IT 기사에서는 지양 되야 하지 않겠습니까? 눈에 보이는 물건을 다루는 기사를 마치 이데올로기에 대한 기사처럼 편가르기를 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온라인 익명을 이용한 일부 사용자들의 막말 사용에 대한 부분도 그만되야 합니다.(아마 영원히 안되겠지만)

개인 블로거의 글은 공공 언론과 차이가 있습니다. 블로그는 개인의 공간이라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요즘에는 그런 상황이 아니죠. 상업 블로그 스피어는 이제 기성언론과 다를바가 없긴 합니다.) 그렇다고 공정치 않은 글을 써도 면죄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의 의견을 밝히는 것과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 다르니까요.

 

문제의식 없이는 발전하지 못합니다.

언제나 현실과 이상은 괴리가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문제의식을 포기하면 안됩니다. 서로 기분좋은 견제가 이루어 진다면 윈윈할 수 있겠죠.

언론의 문제제기에 대해 기업이 발전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해 내는 선순환이 이루어 진다면 소비자는 언론과 해당 기업에게 더 많은 신뢰를 보낼 것입니다. 고객 충성도는 앞으로 기업의 미래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키워드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지겨울 정도로 이 글과 비슷한 포스팅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비슷한 글이 생산되는 것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기성언론의 문제 때문일 겁니다. 그런 언론에게 감히 얘기하고 싶습니다.

난 당신에게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의 공정함만을 바랄 뿐입니다.

 

끝으로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을 비교한 영상을 보여드립니다. 짧은 5분정도의 영상인데요. 이런 류의 기사를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